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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홀리데이( 호주 ) - 일자리 구하기, 인터뷰

Sang-yeol__Ahn ( Noah ) 2023. 5. 8. 16:24

토요일 일자리 지원한 몇 곳에서 답장이 왔다.

오늘 오전에 답장이 온 곳에서 대면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고,

시간이 남아도는 나는 오늘 당장 가겠다고 했다.

 

일은 밴이라 불리는 차량에 들어가는 선반이나 부품들을 제작하는 곳이었다.

근무 환경은 창고였고, 실온이어서 나쁘지 않았다.

사실 처음 일자리를 잡는 것이어서 시급은 크게 기대 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서 제안한 시급은 25불 정도로 기본 시급보다 조금 높은 정도였다.

하지만 경력을 쌓을 곳이라는 생각을 했고, 기분은 좋았다.

 

게다가 짧으 시간이지만 집에 처박혀 열심히 공부한 효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되어서 설레는 마음이 컷다.

사실 직접 가기 전 이미 전화로 간단한 인터뷰를 했고, 그 과정에서

특별히 들리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다.

전화 영어가 더 어렵긴 했지만, 이것도 본인이 열심히 공부했다는 가정하에

처음에만 긴장되고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몇 번 해보니깐 금방

익숙해지고 긴장도 되지 않았다.

 

처음 가보는 블랙타운이었는데, 상당히 복잡했다. 길 알려주신 친절한 노신사 분에게 감사하다

아무튼 그렇게 1시간 10분 가량 걸리는 곳으로 갔다.

사실 공장이나 창고 농장 등 내가 가려고 하는 곳이

대부분 도심에서 떨어져 있기에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감수해야 한다.

이동하는 동안 단어 외우면 되니깐, 크게 신경은 쓰지 않는다.

 

다만, 내가 가서 느낀 것은 현장을 보고 나서의 긴장감이다.

한국말로 하면 거창하게 들리지만, 그 현장의 분위기나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나를 압도했다.

 

말을 이상하게 하거나 겉으로 내 태도가 누그러 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 기가 죽은 것은 사실이다. 

 

인터뷰 보는 사람이 나에게 여기서 지게차를 몰아본 경력이나

호주에서 관련 분야에서 일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고, 원래 내가 예상한 대로라면

뻔뻔하게 한국에서 비슷한 환경에서 일을 했다고 하면 됐지만

순간 긴장이 되어서인지 한국에서 창고쪽에서 일한 적만 있다고

단답만 하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도 목소리나 말투를 그렇게

유쾌하게 내진 않은 것 같다.

 

면접 마치고 집 가는 길

집으로 오는 길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내가 처음 집을 구할 때도 그렇고

일을 구할 때도 그렇고 태도가 그렇게 당당하지 못 했다.

그래서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여유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이 말이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냐면, 처음 집을 구할 때도

집 매물이 많이 없다는 생각, 당장 그때의 외로움을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

이런 생각들에서 나오는 조급함 등으로 인해 덜컥 성급하게 집을 구하게 됐다.

 

이번에 잡 인터뷰를 갔을 때도 매니저가 나에게

지게차 일자리를 못 구하게 되면 다른 분야에서 일할래? 라고

물어봤다.

내 목표를 지금 당장은 임금이 적더라도 지게차 경력을 쌓고

후에 더 높은 임금으로 지게차 운전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을 알아볼 때마다 나의 단점을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나는 자차가 없어 이동이 어렵고,

경력이 없어 일을 어떻게 할 지 모른다.

외국인이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고,

사는 지역이 가깝지 않을 수도 있다.

발목을 다친적이 있기에 힘든 일을 못할 수도 있는 나다.

( 이 사실은 이력서에 넣지 않았지만, 구직을 하다보면

스스로에게 이런 제한을 두게 된다. )

 

이런 이유들 때문일까. 구체적인 사유가 없는 불안함에

다른 분야에서도 일을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 순간의 사고는 내가 이렇게 다 할 수 있다고 대답하면,

그 태도를 좋게 봐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집에 오는 길 생각을 해보니 내가 말한 것은

구직 공고를 올리 일자리에 대한 태도가 아니라

나에 대한 정보를 바꿔버린 것이다.

지금 다시 대답한다면, 나는 지게차 일을 하고 싶다고

계속 어필하며 그게 어렵다고 대답한다면

나도 거기서 일을 안하면 그만이다.

(물론 거부 의사를 말할 때 공손하게 말해야겠지만,

나 스스로가 숙일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자신감을 찾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나에게 최선의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일을 구하는 것에 관심을 더는 것이다.

 

내가 조급하다면 모를까

내 상황을 시간을 가지고 보면

일을 하고 싶은 열정이 있는 것은 맞지만,

이게 내가 빨리 일을 구해서 당장 일을 해야한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위의 사실을 머리에 각인 시키자.

더 많은 일자리가 있고, 당장 급할 필요는 없다고

 

나는 뭐든 처음하면 조급하게 하는 경향이 있고,

여유를 가지지 못하는 편이다.

이 태도를 조금 바꿔보자.

 

급하게 가는 태도가 여유롭게 가는 태도를 비교해보았을 때

뭐가 남는지 결과를 보자면 결국 후자가 더 좋은 걸 알고 있다.

 

 

 

 

 

집으로 가는 길 구체적이진 않지만 두리뭉실하게

저렇게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다른 곳에서 이메일이 왔다.

전화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고 페이도 좋았다.

 

그런데, 방금 좌절감을 느껴서일까

바로 전화하지 않고 집 앞에서 햄버거 세트와 소프트콘 하나를 사서

다 먹고 나서 전화를 걸었다.

 

첫 인터뷰 때와 다르게 내려놓아서인지

말이 술술 나왔다. 스크립트를 쓰고 외운 내용도 아니었고

그냥 친구랑 전화하듯 그 사람이 묻는 내용에 잘 대답하고

내일 대면 면접을 보기로 했다.

 

물론 이게 내가 합격했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첫번째 인터뷰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통화를 하면 발음이나 악센트 공부를 하기 위해

자동으로 녹음을 켜놓고 나중에 그걸 들으며 공부를 한다.

처음 전화 인터뷰에서는 정말 얼어 있는 게 느껴졌다.

대답도 외운 내용을 그대로 말했고, 중간중간 다른 내용이 나오면 

대화가 잠시 끊겼다.

그런데, 두번째 일자리 인터뷰에서는 꽤나 부드럽고 유쾌하게 들렸다.

서로 못 알아 들어서 어려운 부분도 없었고, 목소리도 밝아진 느낌이었다.

 

조급하지 않게 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약:

잡 인터뷰를 했다. 긴장되고 기가 빨렸다.

마음을 내려놓으니, 더 좋은 방향으로 흐르는 것 같다.

조급하게 행동하지 말고 시간을 가지고 보자. 그렇다고 쳐지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