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홀리데이( 호주 ) - 먹다가 끝난 주말, 앞으로의 마음가짐
몸살+감기+식중독(배탈) 콤보에 박살난 나는
금요일을 어떻게 어떻게 보내고 토요일 아침 8시까지 푹 잤다.
정말 혼자 아프니 서럽고 살 맛이 안 났다.
그래서 든 생각은 일단 돈 모을 생각을 놓자는 것이었다.
지출을 어떻게 하든 돈을 모은다는 생각은 모든 행동을
제약한다. 돈이 든다는 이유로..
하지만 이렇게 생활을 하니 맛있는 것도 못 먹고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는 나에게 삶의 재미를 뺏어갔다.
어쨋든 계속 호주에 있을려면 나를 여기 있게 할 만한 게 있어야한다.
그래서 맛있는 것을 먹자는 게 결론이었다.
한식이 주를 이루었다.
사실 이때까지 한식의 재료들은 잘 안 샀다.
요리하기가 귀찮은 것도 있지만, 한식을 할 때보다
더 싼 식재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제 파스타에 샌드위치만 먹기엔 질렸고,
너무 대량으로 만들어 놓은 탓인지
만들어 놓은 게 다 상했었다.
그래서 배탈도 나고 상태도 안 좋은 김에
주말에는 집에 있으면서 맛있는 걸 먹자는 게 목표였다.
거기다가 일주일 식비 목표도 바꿧다.
어떻게든 하루에 10불로 맞출려고 했지만,
도저히 이 기준에서는 맛있는 걸 먹거나
많이 먹을 수 없었고 안그래도 살이 안 찌는 체질인 나는
쭉쭉 빠지는 몸무게를 보며 맛난 것을 많이 먹기로 했다.
식비로 일주일에 140불로 2배로 올렸다.
그런데 오히려 식비를 올리고 먹고 싶은 것을 마트에서 다 사니
외식을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이유는 집에서 튀김을 하자는 마음에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의 폭이
매우 늘어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치킨을 하기 위해 튀김 가루와
대용량 기름도 샀고
간장,맛술,물엿 등등 한식에 들어갈 소스는
다 구매했다.
게다가 냉동 감자 튀김이나 고구마 튀김 같은
것들이 마트에서 대용량에 싼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맥도날드에 감자튀김을 자주 사먹었는데,
20불치 사면 정말 한 달 내내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번주에 많은 반찬을 만들었다.
그 전에는 한 끼에 한가지 음식이었다.
아침은 샌드위치,
점심은 제육볶음밥,
저녁은 파스타( 하지만 주로 밖에서 사먹음)
어쨋든 이렇게 매일 먹으니 정말 배 고픈 느낌만
없애기 위해 먹는 느낌이었고 힘도 안 났다.
이제는 살 맛이 난다.
이번주에 다니는 일도 그만둘 예정이다.
그동안 일하면서 1달은 충분히 버틸 돈은 모아두었고,
이제 정말 지게차 잡을 본격적으로 구해볼 생각이다.
한 에이전시에 맡겨만 놓기엔 너무 오래 걸리고
현재 일이 웨어하우스 관련일도 아니고 스케쥴 잡기도 힘드니
그만두고 지게차 잡을 구할 생각이다.
이제는 아무것도 안 할 때 불안하지 않을 것 같다.
빡센 일을 해보며 쉬는 날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고 있다.
물론 모든날이 쉬는 날이 되면 다른 얘기가 되지만
스스로 너무 압박감을 주지 않기로 했다.
돈 모을 필요도 없고, 의미 있는 무언가를 굳이 해야할 필요 없다고
그렇게 생각하며 조급하지 않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구글사진 보고 가보고 싶어서 간 사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