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어 하우스라 하면 여러명이 거실이나 공용 공간에 모여 이야기도 하고 친해지는 걸 기대했다.
그러나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은 다 개인방이 있고 공용 공간이라고 할만한 곳은 좁은 주방 뿐이다.
나는 돈도 아끼고 건강도 챙길겸 직접 해먹으려고 했으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편리함 때문인지 간편식을 많이 먹는 것 같았다.
이때문에 더욱 서로 볼 일이 없는 것 같다.
나도 나중에 일을 다니게 되면 피곤해서 요리를 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찌 되었든 오늘 당분간 먹을 음식을 해놓았다.
리드콤이라는 지역이 한국인이 많이 있다보니 한국 마트도 많았고 한국 식자제도 정말 많았다.
사둔 것도 없고 시간도 딱 맞아서 맥모닝을 먹었다.
한국에서 먹은 건 이렇게 까지 작진 않았던 것 같은데, 가격도 버거 하나에 5천원 하는 주제 너무 작다.
두 개 먹어도 배는 부르지 않았다.
어제는 공휴일이라 닫은 소핑 센터에 왔다.
구글맵에 검색해보고 차편이 없어서 30분 걸어서 왔는데 알고 보니 차편이 있었다.
다만 버스가 잘 안 다녀 내가 출발하는 시간에는 가까운 시간에 운영하는 버스가 없어 구글에 뜨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일주일치 정도 음식을 사서 집으로 왔다.
사실 내가 오늘 쇼핑센터에 간 이유는 다이소나 K마트 같은 곳에서 방에서 사용할 가구를 사려고 했는데,
음식을 보고 눈이 돌아서 그런지 바로 울월스(대형마트)에 들어와서 식재료만 사고 집으로 왔다.
가구는 솔직히 없어도 불편하거나 그렇지 않은데, 음식을 정말 필요하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집에 와서 요리를 시작했다. 전부 대량으로 하는 거고 손질도 해야해서 다 만들고 정리하고 청소하는데 총 2시간 가량 걸린 것 같다.
사실 요리라고 해봤자 거창한 게 아니라 기성품에 야채나 고기를 넣고 볶은 것이다.
볶음밥과 파스타면 감자 사라다 등을 만들었다.
여기는 파스타 면이 정말 싸서 한끼를 싸게 먹고 싶다면 파스타를 먹는 게 가장 좋다.
볶음밥도 볶아주고,
간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밥을 넣었는데도 짭짤해서 밥은 잘 넘어갈 것 같다. 건강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동네에 있는 작은 마트에서 소면이랑 여러 가지 재료도 샀다.
오랜만에 압력 밥솥에서 한 흰쌀밥에 비빔국수를 해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상추 상태가 좀 안 좋아서 떫은 맛이 나긴 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라면도 샀는데 가끔 땅길 때 먹으려고 한다.
안성탕면 5개 들은 한 봉지에 대략 7천원 정도 했으니 한국에서처럼 막 먹을 수 없다ㅋㅋㅋ
집 주변이 저녁에 엄청 어두워 별을 볼 수 있었다. 30분 정도 뒷마당 의자에 누워 하늘을 보니 태어나 처음으로 매우 많은 별을 보았다. 사진에 담기지 않은 게 아쉽다. 별들을 보고 있으며 나중에 꼭 사막이나 산속에 들어가서 은하우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주 금요일이면 벌써 지게차 시험이다.
이제 호주에 온지 3주 가량 됐다. 처음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시간은 빠르게 갔고 가고 있다.
일을 구하면 더 빠르게 가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 현재를 느끼며 살자고 생각해본다.
좋든 안 좋든 미래에는 추억이 될테니 잘 남겨보려고 한다.
1년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잘 지내보자.
오늘도 평범한 하루가 갔다.
기분 좋은 밤이야.